오프라인 규모 3위 서점인 반디앤루니스는 왜 부도를 막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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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난중일기 

가난한 스타트업 대표의 생존일기

 


스타트업 난중일기#29(1)
3등 기업의 딜레마와 파괴적 혁신

반디앤루니스가 망했다. 규모만 보면 교보와 영풍 다음으로 큰, 무려 국내 오프라인 3위의 대형 서점이 무너진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도서 정가제를 원인으로 돌리고 있는데 이건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도서 정가제가 중소 서점을 보호하기 위해 실행된 정책은 맞지만 도서 정가제 시행 이후 통계를 보면, 오히려 중소 서점의 폐업이 늘고 대형 서점의 점포가 늘어났다. 결과만 놓고 보면 반디앤루니스 같은 대형 서점에겐 이익으로 작용한 것이다.

지난 20년 간 꾸준히 하락을 기록하고 있던 도서 판매량이 이유라 보기도 애매하다. 최근 국내의 도서 판매량은 코로나를 기점으로 반등을 하여, 2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누적 마진이 이유일 수는 있으나 그렇게 따지면 예스24나 알라딘의 급격한 성장을 납득하기 힘들다.

보다 근본적으로 반디앤루니스의 실패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1. 책이 유통되는 구조의 변화 2.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인식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2천 년대 초반 온라인 쇼핑이라는 개념이 자리를 잡으면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산업들의 유통구조는 커다란 변화를 맞이한다. 책 산업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이때 등장한 기업이 예스24와 같은 온라인 전용 서점이다.

사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알고있는 사실이다. ‘지금 온라인 책 장사는 반디앤루니스도 하고 있잖아?’ 라고 반문 할 수도 있다. 핵심은 바뀐 소비 트렌드가 불러온 ‘브랜드 인식’의 변화다.

마케팅에는 ‘The Law of Duality’라는 법칙이(시장에는 결국 두 마리의 경주마가 남는다는 이론)이 있다. ‘코카콜라’와 ‘팹시’, ‘맥도날드’와 ‘버거킹’처럼 사람들은 특정 분야에서 1등과 2등만 기억한다. 슬프게도 2등에 들지 못한 경쟁자(브랜드)는 그들이 인식을 하건 못하건 대부분 3위를 놓고 경쟁한다.

오프라인 서점도 같은 법칙을 따랐다. 기존의 고객들에게 대형 서점 브랜드는 1위 교보, 2위 영풍이었고, 그리고 그 다음이 반디앤루니스였다.

그런데 온라인에서 예스24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이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예스24가 커질수록 소비자들의 뇌리에서 가장 먼저 잊혀진 브랜드는 어디일까? 바로 3위 브랜드인 반디앤루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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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6월 24일 서비스를 종료하는 배달통 〉

최근 쿠팡 이츠가 ‘빠른 배송’이라는 포지셔닝을 확보하면서 3위 밖으로 브랜드 인식이 밀린 배달통은 결국 서비스를 종료를 선언했다.

혁신이 파괴를 가져온다고 말한 크리스텐슨 교수의 말처럼 예스24의 등장은 기존 시장의 파괴를 불러왔다.(‘샌드위치 효과’라고 말하기도 한다)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던 반디앤루니스는 이후 알라딘의 등장으로 완전히 내리막을 걷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도서 산업에서 성공적인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예스24와 알라딘은 이들이 초기 시장에 진입할 때 통상적인 전략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기존의 고객이 아닌, 새로운 고객의 니즈를 포착해 시장을 선점했다. 인터넷 매매가 활발하지 않았던 시절, 예스24는 인터넷 시장으로 과감히 뛰어들며 서점에 가지 않는 고객을 타깃으로 했고, 알라딘은 중고 도서를 주로 이용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했다. 전부 기존의 대형 서점들이 놓치고 있던 고객이었다.

이런 차별화 전략으로 예스24는 온라인에서만큼은 1등의 도서 기업으로 만들었고, 알라딘 또한 중고 서점 체인점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며 오프라인 중고책 시장에서 최고가 되었다. 이들이 출판 산업이라는 판 자체를 흔들면서 성장하고 있을 때 반디앤루니스는 (오프라인은 그렇다치더라도) 온라인이나 중고책 시장에서도 선두가 될 기회를 놓쳤던 것이다.

위기를 눈치챈 교보문고는 5~6년 전부터 대대적인 개편을 해오고 있다. 본점인 광화문점을 필두로 부산 등 주요 인프라를 갖춘 지점부터 리뉴얼을 진행해 온교보문고는 서점을 단지 책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책을 매개로 한 문화 공간’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영풍은
#요즘뭐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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